요약
성년후견은 질병, 장애, 노령 등으로 인한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사람에 대해 가정법원이 개시하고, 능력이 부족한 정도라면 한정후견, 일시적이거나 특정한 사무에만 도움이 필요하면 특정후견이 쓰입니다(민법 제9조, 제12조, 제14조의2). 대법원은 성년후견과 한정후견의 구별이 정도의 차이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고, 성년후견을 청구했더라도 필요하면 한정후견을 개시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1. 6. 10.자 2020스596 결정). 본인이 미리 후견계약을 맺어 등기해 두었다면, 가정법원은 본인의 이익을 위해 특별히 필요할 때에만 법정후견을 개시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7. 6. 1.자 2017스515 결정). 후견인은 가정법원이 직권으로 선임하고 권한 범위도 법원이 정하므로, 청구하는 가족의 뜻대로 정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알아 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성년후견은 어떤 경우에 신청하는가
본인이 정신적 제약 때문에 스스로 재산을 관리하거나 법률행위를 하기 어려운 상태가 계속될 때 신청합니다. 예를 들어 고령의 부모가 치매로 부동산 매각이나 예금 관리 같은 일을 직접 할 수 없게 되었거나, 사고로 의사결정이 어려워진 경우입니다. 이런 상태에서는 본인 명의 재산을 처분하거나 계약을 맺을 사람이 없어 생활비나 치료비 마련이 막힐 수 있습니다.
가족 중 한 사람이 본인 재산을 마음대로 처분하려 할 때 다른 가족이 이를 막기 위해 청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후견이 개시되면 후견인이 가정법원의 감독 아래 재산을 관리하게 되므로, 재산을 둘러싼 가족 간 분쟁을 줄이는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누가 청구하고, 절차는 어떻게 진행되는가
본인, 배우자, 4촌 이내의 친족, 검사, 지방자치단체의 장 등이 가정법원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9조 제1항). 성년후견 개시 심판은 가사비송사건(라류)으로 가정법원이 맡습니다(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제2호 가목).
가정법원은 개시 심판을 할 때 본인의 의사를 고려해야 하고(민법 제9조 제2항), 원칙적으로 본인의 정신상태에 관해 의사에게 감정을 시켜야 합니다(가사소송법 제45조의2 제1항). 또 본인의 진술을 들어야 하며, 본인이 의사를 밝힐 수 없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심문해야 합니다(같은 법 제45조의3).
다만 대법원은 감정 규정이 의사의 감정만으로 결론을 내리라는 뜻이 아니라, 의학적으로 본 정신능력을 기초로 법원이 개시 요건 충족 여부를 판단하라는 뜻이라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1. 6. 10.자 2020스596 결정). 그래서 정신상태를 판단할 만한 다른 충분한 자료가 있으면 감정 없이도 후견을 개시할 수 있습니다.
성년후견, 한정후견, 특정후견은 무엇이 다른가
본인의 능력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와 도움이 필요한 범위에 따라 다릅니다.
- 성년후견: 사무처리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경우입니다(민법 제9조). 본인의 법률행위는 취소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지만, 가정법원이 취소할 수 없는 범위를 정할 수 있고, 일용품 구입처럼 일상생활에 필요하고 대가가 과도하지 않은 행위는 취소할 수 없습니다(같은 법 제10조).
- 한정후견: 사무처리 능력이 부족한 경우입니다(민법 제12조). 본인은 원칙적으로 스스로 유효한 법률행위를 할 수 있고, 가정법원이 한정후견인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행위의 범위를 정합니다(같은 법 제13조). 한정후견인에게 대리권을 주려면 별도의 심판이 필요합니다(같은 법 제959조의4).
- 특정후견: 일시적 후원이나 특정한 사무에 관한 후원이 필요한 경우입니다(민법 제14조의2). 본인의 의사에 반해서는 할 수 없고, 기간이나 사무의 범위를 정해야 합니다. 특정후견인에게는 기간이나 범위를 정해 대리권을 줄 수 있습니다(같은 법 제959조의11).
- 임의후견: 본인이 미리 후견계약을 공정증서로 맺어 두는 방식입니다(민법 제959조의14 제2항). 계약은 가정법원이 임의후견감독인을 선임한 때부터 효력이 생깁니다(같은 조 제3항).
청구한 유형과 다른 후견이 개시될 수 있는가
개시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성년후견과 한정후견의 요건 중 ‘사무처리 능력의 지속적 결여’와 ‘사무처리 능력의 부족’은 정도의 차이에 지나지 않아 구별이 명확하지 않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1. 6. 10.자 2020스596 결정). 그리고 후견 심판은 가정법원이 당사자의 주장에 구애받지 않고 후견적 입장에서 결정하는 가사비송사건이므로, 한정후견 청구 사건에서 성년후견 요건이 충족되고 본인도 원한다면 성년후견을, 성년후견을 청구했더라도 필요하다면 한정후견을 개시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성년후견 개시 청구에 대해 1심이 의사의 감정 없이 한정후견을 개시했고, 원심은 본인에게 남은 능력을 고려하면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를 유지했으며, 대법원도 재항고를 기각했습니다. 본인의 남은 능력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보호 정도를 정하려는 취지로 읽힙니다.
후견계약을 미리 해 두면 법정후견은 어떻게 되는가
후견계약이 등기되어 있으면 원칙적으로 후견계약이 우선합니다. 민법 제959조의20 제1항은 후견계약이 등기되어 있는 경우 가정법원은 본인의 이익을 위하여 특별히 필요할 때에만 성년후견, 한정후견 또는 특정후견의 심판을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대법원은 한정후견 개시 청구가 제기된 뒤 심판이 확정되기 전에 후견계약이 등기된 경우에도 이 규정이 적용된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7. 6. 1.자 2017스515 결정). 여기서 ‘특별히 필요할 때’란 후견계약의 내용, 임의후견인이 임무에 적합하지 않은 사유가 있는지, 본인의 정신적 제약의 정도 등을 종합해, 후견계약에 따른 후견만으로는 본인 보호에 충분하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그런 사정이 인정되어 한정후견 개시가 유지되었습니다.
후견인은 누가 되고,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성년후견인은 가정법원이 직권으로 선임합니다(민법 제936조 제1항). 법원은 본인의 의사를 존중하고, 본인의 건강, 생활관계, 재산상황, 후보자의 직업과 경험, 본인과의 이해관계 유무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같은 조 제4항). 그래서 가족 사이에 다툼이 있으면 가족이 아닌 제3자가 후견인으로 선임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후견인은 본인의 법정대리인으로서 재산을 관리하고 재산에 관한 법률행위를 대리합니다(민법 제938조 제1항, 제949조). 가정법원은 법정대리권의 범위와 신상에 관해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의 범위를 정할 수 있습니다(같은 법 제938조 제2항, 제3항). 후견인은 본인의 복리에 맞게 사무를 처리하고, 복리에 반하지 않으면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야 합니다(같은 법 제947조).
중요한 행위에는 추가 통제가 있습니다. 본인이 사는 건물이나 대지를 팔거나 임대하거나 저당권을 설정하려면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민법 제947조의2 제5항), 후견감독인이 있으면 금전 차용, 부동산 처분, 소송행위, 상속의 승인·포기나 상속재산분할 협의 등에 그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같은 법 제950조 제1항).
| 판결 | 쟁점 | 결론 |
|---|---|---|
| 대법원 2021. 6. 10.자 2020스596 결정 | 성년후견을 청구했는데 한정후견을 개시할 수 있는가, 의사의 감정 없이 개시할 수 있는가 | 청구 취지와 달리 필요한 후견을 개시할 수 있고, 정신상태를 판단할 다른 충분한 자료가 있으면 감정 없이도 개시 가능(재항고기각) |
| 대법원 2017. 6. 1.자 2017스515 결정 | 한정후견 청구 뒤 후견계약이 등기되면 법정후견을 개시할 수 있는가 | 후견계약 우선 원칙이 적용되어, 본인의 이익을 위해 특별히 필요할 때에만 한정후견 개시 가능. 이 사건은 그 필요가 인정됨(재항고기각) |
코멘트: 가족과 본인이 점검할 사항
후견은 한번 개시되면 본인의 행위능력과 재산관리 방식이 크게 바뀌므로, 청구 전에 어떤 보호가 필요한지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 청구하려는 가족: 진단서, 인지기능 검사 결과, 요양 기록 등 본인의 상태를 보여 줄 자료와 재산 목록을 준비해 두면 절차 진행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필요한 일이 예금 해지나 특정 부동산 처분처럼 한정되어 있다면 특정후견이 맞는지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 가족 사이에 다툼이 있는 경우: 후견인은 법원이 직권으로 정하므로 청구한 가족이 후견인이 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후견인은 특정 가족이 아니라 본인의 복리를 기준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점을 전제로 대응 방향을 정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 미리 대비하려는 본인: 판단 능력이 있을 때 믿을 수 있는 사람과 후견계약을 공정증서로 맺어 등기해 두면, 나중에 법정후견보다 본인의 뜻이 우선될 수 있습니다. 다만 후견계약만으로 보호가 충분하지 않다고 보이면 법원이 법정후견을 개시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공개된 결정과 법령을 바탕으로 한 일반적인 정보이며, 개별 사안의 결론은 본인의 상태와 가족 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성년후견은 누가 신청할 수 있나요?
본인, 배우자, 4촌 이내의 친족, 미성년후견인, 한정후견인, 특정후견인 등과 검사,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가정법원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9조 제1항). 자녀나 형제자매처럼 4촌 이내 친족이라면 청구할 수 있습니다.
Q. 정신감정을 꼭 받아야 하나요?
가정법원은 원칙적으로 의사에게 정신상태를 감정시켜야 하지만, 판단할 만한 다른 충분한 자료가 있으면 감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가사소송법 제45조의2 제1항). 대법원도 감정 없이 한정후견을 개시한 결정을 유지했습니다(대법원 2021. 6. 10.자 2020스596 결정).
Q. 성년후견과 한정후견은 어떻게 다른가요?
성년후견은 사무처리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경우로, 본인의 법률행위를 원칙적으로 취소할 수 있습니다. 한정후견은 능력이 부족한 경우로, 본인이 원칙적으로 유효하게 법률행위를 하고 법원이 정한 행위에만 한정후견인의 동의가 필요합니다(민법 제10조, 제13조).
Q. 신청한 가족이 후견인이 되나요?
후견인은 가정법원이 직권으로 선임하며, 본인의 의사와 이해관계 유무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합니다(민법 제936조). 가족 사이에 다툼이 있으면 제3자가 선임될 수도 있습니다.
Q. 후견인이 부모님 집을 마음대로 팔 수 있나요?
본인이 사는 건물이나 대지를 매도, 임대하거나 저당권을 설정하려면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민법 제947조의2 제5항). 후견감독인이 있으면 부동산 처분 등에 그의 동의도 필요합니다(같은 법 제950조).